윤홍식의 대승보살의 길을 밝히다 8강
| 윤홍식의 대승보살의 길을 밝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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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일자 | 2016. 07. 23. 土. |
| 게시일자 | 2016. 11. 27. |
| 동영상 길이 | 49:04 |
| 강의 중 인용 도서 | - |
| 유튜브 주소 | https://youtu.be/BASLMNOl_8k |
(00:03) 저도 겁나요. 지금부터 나갈 분야는… 제가 왜 겁나냐면, 설명을 잘 드릴 수 있을까, 하고. 제가 이런 고민 해본 적이 없는데, 강의 하면서. 이 부분만큼은 좀 철학적인 영역에 들어가요. 여러분을 철학자로 만들어야 되니까 제가 좀 고민이 됩니다만, 어려울 건 아닌데. 개념들이 좀 재미가 없고 너무 건조한 개념들이 등장해요. 추상적이고. 어떻게 이제 설명을 드릴지는… 좀 하늘이 도와 주시기를 바라고, 해볼게요.
(00:36) 이 수순위빠사나라는 것도 어려운 건 아닙니다. 제가 막 겁은 드렸지만 실제로 어려운 게 아니고, 여러분이… 철학이 별로 어려운 게 아니에요. 여러분이 늘 하는 고민이에요. 그 고민을 좀 세련되게 하자는 거예요. 늘 하는데… 고민도 고민 전문가가 있겠죠? 고민 전문가는요, 고민할 때 탁탁 필요한 고민을 시간 안배 다 해서 자명하게 처리할 겁니다. 이렇게 자명하게 우리가 생각을 정리한 건 지혜가 돼요. 그런데 자명함이 없으면 그건 그냥 고민이 됩니다. 그래서 제 몰입 책에 보면, 답이 없는 고민은 하지 않기, 라는 편이 따로 있을 정도로 우릴 힘들게 하는 건 답 없는 고민들이에요. 그런데 답 없는 고민을 멈춰야 되는데 계속 하고 있는 것은, 몰입의 문제, 몰입을 못해서도 있고, 또 몰입은 하는데, 생각을 자명하게 정리 못해서도 있습니다.
(01:24) 그래서 저는, 항상 여러분 공부의 핵심을 몰입과 몰입 사고로 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몰입은 선정이고, 몰입 사고는 반야이니까, 지혜이니까… 또 삼박자를 맞추려면 이거(몰입) 플러스 이게(몰입 사고), 실천이 당연히 있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예, 양심을 실천하셔야죠, 실제로. 당연히 합니다만, 요 두 가지가 되게 중요한 게, 명상을 통해서 자명한 결론을 내려 놓으면, 실천 안하고는 못 배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거는요, 압박을 받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여러분, 문제가, 몰입에서 멈추면, 실천으로 안 이어져요. 왜냐? 명상만 잘 하시지, 결론이 안 나있잖아요. 자명한 결론이 안 나있고, 좋은 아이디어가 없으면 만들 수가 없어요, 물건을. 그러니까 몰입해서 자명한 결론까지 내야 돼요. 여기까지만 (결론을) 내 놓으면요, 여러분, 자명하다고 아는 것은 안 하기 힘들어져요. 이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거예요. 중요한 거는, 당연히 실천을 해야 중요한 거지만, 과정상 보면, 여기까지만 가면 여기까진 가더라는 거예요, 어떻게든. 이해되시죠? 너무 자명하게 아는데 안하고 있으려면요, 찜찜함이 이제 배가 됩니다. 못 견디다가 해요. ‘에이, 이렇게 괴로워할 바에는 그냥 하고 말겠다’ 하고. 청소도 있죠? 청소를 안하죠? 안하다 안하다가 언제 합니까? 자명할 때. 더는 사람 사는 데가 아니라는 게 자명해질 때, 움직입니다. 자, 자명할 때 움직이죠? 그러니까 선정을 통해 빨리 자명한 결론을 내려버리면요, 바로 바로 실천으로 이어지기가 쉽다는 말이에요, 상대적으로. 그래도 당연히 여기엔 어마어마한 저항이 있죠. 이거(실천)를 막는 힘이 있어요. 그러니까 일단 선정과 반야를 확보하는 게 1주 보살이고, 이제 실천까지 가면 1지 보살로 갑니다. 이 저항이라는 건 뭘로 이겨내요? 습관 교정으로 이겨내야 돼요. 자꾸 해 버릇해서 습관화 했을 때, 이제 이겨냅니다. 저항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제가, 제 몰입책이 ‘즉각 몰입하기’, ‘몰입 사고하기’, 그 다음에 ‘습관 바로 잡기’, 이렇게 잡아 놓은 게, 그냥 요즘 말로 바꿔보려고 그렇게 한 거였지, 내용은 이거예요. 보살되는 법이에요.
(03:39) 그래서 지금 이제 다뤄야 할 것은, 여기서… 아까 몰입은 익히셨죠? 몰입은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자, 이걸 더 확장하면 9단계 였지만, 너무 나열해 놓으면 힘들어요. 4단계로 얘기할 게요, 지금부터는. 학당은 몰입 4단계를 강조합니다. 그럼 몰입 사고도, 재미있는 게, 4단계로 설명됩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한 게 아니라, 예전 어른들이 다 그렇게 해 놨어요. 한번 보시죠, 몰입 4단계. 몰입 4단계 상태에서 진행되는 몰입 사고의 4단계는 뭔가. 제 몰입책에도 여기를 어떻게 했냐면, 자명한 생각을 하라고 했죠, 결국은. 여기 핵심은 자명함이에요, 자명함. 자명함을 어떻게 확보할거냐? 자, 보세요. 반드시… 불교 경전이 이렇게 강조해요. 반드시 사마타 상태에서 위빠사나를 하라고 그래요. 명상에 못 들어갔는데 생각하는 건요, 이 위빠사나라고 안합니다, 원래. 위빠사나는 통찰이거든요. 자명한 진리를 통찰해내려면, 여러분 정신이 몰입 되어 있어야 된다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그러니까 몰입이 안되어 있는데 여러분이 사고를 하신다 하면, 불교에선 그냥 그건 고민이에요. 걱정, 근심, 고민이지, 이 지혜라고는 안해요. 알음알이라고 하지, 정확한, 자명한 지혜라고는 안합니다. 그래서, 지혜를 논하려면, 여러분, 몰입 4단계에 기반을 두고, 이 분석의 4단계, 몰입 사고의 4단계로 들어 가셔야 됩니다. 그러니까 이게 수순위빠사나죠?
(05:22) 단계별 위빠사나를 닦게 되어있는데요, 이게 불경에 보면요, 지금 불교에 보면, 제가 볼 때는, 이걸 만드신 분들은 되게 자명하게 4단계를 해 놓은 것 같은데, 이 말씀을 좀 드려야 되는 게, 지금 불교 사전이나 불경을 뒤져봐도 요 4단계가요, 순서대로 안 되어 있어요. 뒷 단계가 앞에 있고, 즉 3, 4단계가 위에 있고, 1, 2단계가 뒤로 가 있어 가지고, 오히려 이 순서대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반대로. 3단계에서 4단계로 진행되고, 다시 1단계로 가서 2단계로 가는. 이게 말이 안 맞아요. 그래서 자명하게 왜 이렇게 되었는지 제가 이해가 안됩니다만. 보세요, 그게 뭐냐면… 1번이, 1단계가 ‘주변심사’, ‘주편심사’ 하는데, 앞에 것으로 그냥 읽을 게요, 제가. ‘주변심사’라고 하는 게 있고, 2단계가 ‘주변사찰’이라는 게 있습니다. 심사보단 사찰이 더 깊은 단계라는 것은 다들 아세요. 거기까진 기본이고. 그 다음에 ‘정사택’, 올바른 생각으로 결택을 내렸다. 그럼 당연히 앞 단계는 사찰이니, 심사니 하는 건 고민한다는 얘기 거든요. 그럼 결론을 내렸으면, ‘정사택’이 다음 단계이고, ‘최극사택’은 사택 중에서도 제일 극치의 사택이라는 거니까 ‘정사택’ 뒤에 있다는 것은 아시겠죠? 그런데 보통 일반 경전이나 책에서, 그냥 단계로 얘기 자세히 안해주고, 위빠사나는 ‘정사택’, ‘최극사택’, ‘주변심사’, ‘주변사찰’이 있다, 이렇게 하고 넘어가버리니까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게, 그게 단계, 순서인 줄 알고, 올바른 사택을 하고, 최극사택을 했는데, 다시 주변심사를 하고 주변사찰을 하는 것처럼 써 놓은 책까지 제가 봤어요. 그래서 이거 되게 심각하다. 이거는 그래서… 제가 왜 이 얘기를 드리냐면, 제 주장이니까, 제가 책임을 질 거니까, 요건 제 주장입니다. 요거를 4단계로, 순서로 보면요, 여러분, 지혜를 얻는, 철학하는 방법이 다 나와요.
(07:12) 칸트의, 여러분, 순수이성비판 다 읽어 보셔도, 이 밖의 결론이 더 없어요. 이 순서대로 사유하면, 여러분, 동서철학, 어떤 철학자에 뒤지지 않게 사유를 할 수 있습니다. 자, 한번 보실래요? 아, 그리고 이런 4단계 위빠사나를 통해 여러분 어떤 경지까지 가야 되죠? 심신의 경안은 기본입니다. 아까 그 코끼리 타고 기분 좋아 황홀해 있던 그 아이를 생각하세요. 편안해서, 근심 걱정이 없어서 발 뻗고 잘 수 있는 그런 편안함 속에서 진리를 선택할 수 있어야 돼요. 이게 진리다, 라고 말하실 수 있어야 여러분 겁니다. 그게 이제 선정바라밀이에요, 여러분이 얻으셔야 할. 선정바라밀 얻었다고 해서, 참나나 에고에 대해서 자명하게 얘기할 수 있지, 갑자기 무슨 우주에 대해서, 뭐에 대해서, 모르던 분야에 대해서 말 못해요. 그래서 이 선정바라밀은 양심 쪽에, 참나 연구에, 양심 연구에 집중되어 있다는 건 아셔야 됩니다. 그럼 이 쪽에서 알아야 할 정보를, 당연히 알아야 할 정보를 다 알아냈을 때, 여러분 참나와 에고의 비밀을 알아냈을 때, 현상계와 절대계의 비밀을 알아냈을 때, 여러분이 자명해지겠죠? 그게 이 선정바라밀을 기반으로 한 지금 반야바라밀에서 추구하는 건 바로 거기까지 입니다. 그걸 얻으시면 여러분이 정위빠사나를 얻었다고 하는 거예요. 결국은 아공, 법공에 대해서, 여러분, 자명해지시냐 이거죠. 자명하냐 아니냐 이걸 묻습니다. 간단한 거예요. 그럼 만약에 어떤 여러분이 다른 분야에 작업을 하신다면, 그 분야에서 반드시 알아야할 것들이 있죠? 중요한, 아주 핵심적인 어떤 공식에 대해서 자명하게 알아내셨느냐, 이제 이런게, 또 그 분야에서의 반야바라밀이겠죠? 근데, 지금 이 보살도 분야에서 반야바라밀은, 마음 다루는 전문가 과정이기 때문에, 마음의 비밀을 알아내야 됩니다.
(09:00) 마음에 아주 중요한 비밀이 있어요. 그걸 뭐라고 하냐면, 아공, 법공이라고 합니다. 자, 알아내야 할 건 뭐라고요? 아공. 아공이 뭐고, 법공이 뭔지는 조금 있다가 설명 드릴게요. 지금 대략으로 말씀드리면, 여러분, 여기서 ‘아(我)’는 에고입니다. 에고가 공하더라. 에고를 포함한 만법이 공하더라. 이 온 우주가 공하더라. 아공은요? 나라고 하는 나의 에고, 나의 자아가 참 공하더라. 법공은? 나를 포함한 온 우주가 공하더라. 아공, 법공. 이걸 알고 나면 여러분이 참나와 에고, 절대계와 현상계의 비밀을, 중요 비밀을 아시는 거죠. 제일 핵심 비밀을 아시는 거죠. 요걸 알아내기 위해서 이제 연구에 들어갑니다. 왜 이게 중요하냐? 이거를 알아내기 위해서, 알아내기 위해서 당연한 주제를 택해서 연구해 가지고, 결론을 내리는 것 이거든요. 아주 과학적인 과정이에요. 여기 무슨 신비한 게 들어가 있는게 아니에요. 그냥 우리 삶이 신비한 거지, 우리 삶과 분리된 따로, 무슨... 우리 삶 속에서 맛보지 못했던 신비한 체험이 있어야만 이걸 아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그냥 사실 다 느끼고 체험하고 사시는 것 중에 힌트들이 있는데, 그거를 정밀하게 연구하는 거예요.
(10:17) 몰입도 별게 아니라, 여러분 삶 속에서요, 지금… 저만 해도 뭐 길 가다가 그냥 예쁜 아가씨 하나만 지나가도 바로 몰입 4단계 들어가는데요. 삶 속에서 몰입 4단계 들어가요. 남자 친구들끼리 대화 하다가요, 예쁜 여자 하나 지나가보세요, 둘 다 약속한 건 아니지만, ‘우리 뭔 얘기 했지?’ 하고 다시 얘기를… 좀 전에 뭔 얘기 했는지를 잊어버려요. 지하철에서 제가 한번 관찰해 봤어요. 지하철에서 이렇게 지나갈 때, 예쁜 아가씨 하나 있잖아요, 남성들의, 수컷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나이가 더 드신 분들은 이제 허리도 돌리시던데요. 그러니까 젊을수록 눈으로만 봅니다. 좀 지나면, 고개가 살짝 돌아가고요. 아무튼 봐야겠다는 그 의지를 읽었어요, 저는. 남자들의 그 강한… 이거는 그냥 프로그램 된 거잖아요, 사실은. 억울하죠, 우리도. 프로그램을 그렇게 했는데. 안 하고, 안 보고 살긴 어렵잖아요. 그러니까 자기 좋은 것, 제가 이렇게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자기 마음에 땡기는 것 이렇게 볼 때는 여러분, 그 순간은요, 시공도 잊고 그것만 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삶에 쓰고 살아요. 익히 쓰고 사시는 거예요. 그런데, 정확히는 모르는 거죠. 이걸 연구하는 겁니다.
(11:36) 갑자기 우리가 도를 공부한다고 그러면 막 우주 밖으로 나갔다 오고, 뭘 해야 이제 뭘 연구 시작할 것처럼 생각하시는데, 그게 별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 말도 맞는데, 그 말만 들으시면 뭔가 엄청난 신비체험을 해야 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여러분이 늘 느끼고 사는 마음 중에…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에도요, 참나 상태에요, 사실은. 여러분이 존재한다는 느낌 자체가 참나거든요. 존재한다는 느낌도 느끼고 계세요. 그러니까 여러분 사시는 거예요. 안 그러면요, 여러분 마음이 힘들 때 힘든 마음 밖에 없어야 되잖아요? 안 그래요. 영향 받지 않는 존재감이 있어요. 존재한다는 마음도 있고, 힘든 마음도 있고, 또 어떻게 극복해보려는 마음도 있고. 이 온갖 마음이 떠드는 데, 이 글자들처럼 떠드는 데, 본판이 되는 존재감(화이트보드)은 안 변하고, 항상 있어요. 이 글자들로 인해 오염 안 되고 항상 있는 마음도 있어요. 고 마음을 붙잡으시면요, 몰입을 통해 그 마음하고 하나 되실 수만 있다면, 신바람이 나는 정도라는 게 결국,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때 신바람이 납니다. 몰입의 극치에 이른다는 건요, 처음엔 이 대상의 말초적인 자극에 흔들릴 수 있어요. 근데 조금 더 들어가면 단계가 깊어지면요, 몰입 4단계가 되면요, 시공도 잊혀지고, 아무튼 그 감각으로 촉발되었지만, 결국은 이런 어떤 나와 남도 못 가르고, 이렇게 초연한 마음이 나타나 버려요. 만족을 했기 때문에. 여러분 마음이 궁시렁거리지 않고 만족해 버렸기 때문에 본래 만족 그 자체인 마음이 전면에 등장합니다. 그 때 나타난 특징이, ‘어, 지금이라면 여한이 없다. 죽어도 좋다. 정말 살아있는 것 같다.’ 이런… 말로 굳이 표현하자면, 뿌듯한 만족감이 나타나요. 그러니까 결핍감이 사라져버린다는 거죠, 순간적으로, 찰나라도. 결핍감이 없을 때 여러분 무슨 마음이 활동 하겠어요? 이것 저것 추구하는 마음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순수한 존재감이 그 때 확 드러나요. 이게 어느정도 드러나냐에 따라서 그 몰입이 이제 얼마나 더 잘 진행되었는지 말할 수 있지만. 그래서 이 순수한 이런 4단계 몰입, 선정법을 통해서 여러분 호흡에 몰입했건, ‘몰라’에 몰입했건, 들어갔다면, 결국 마지막 신바람이 난 단계에 가면, ‘나’라는 생생한 존재가 딱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잡음보다는 나의 원천, 본래 면목이라고 그러죠? 나의 본 모습이 딱 등장해요. 인제 이게 몰입 잘 된 거예요.
(13:59) 그렇다고 해서 생각, 감정, 오감이 꼭 사라지라는 법이 없다는 거예요. 활동해도 아무 상관없다는 얘기예요. 여러분이 화이트보드에 정확히 집중할 수 있다면, 지금 이 글자들이 있고, 없고는 별 문제가 아니라는 거예요. 이게, 화이트보드가, 본판이 항상 존재했다는 걸 아신다면, 거기에 대해서 의심이 없어진다면, 여러분, 자유가 옵니다. 그걸 얻기 위해서 지금 몰입 방면에서는 정신을 여기다가 몰입하는 방법을 배우는 거고요, 지혜 방면에서는 뭘 연구하겠어요? 정확한 개념 정립이 수반되지 않으면요, 지금 여러분이 아무리 여기 화이트보드에 몰입했더라도요, 개념적으로, ‘아, 이 글자를 지워도 화이트보드는 변하지 않잖아.’ 이 말을 못하신다면 여러분은, 화이트보드 몰입이 될 때는 괜찮은데, 잠깐만 몰입이 약해지면 개념이 안 잡아주니까 금방 또 사라져버려요. 체험은 또 사라져버려요. 여러분이 아무리 참나를 만나서 신바람을 느껴도요, 개념으로 정확히 이해를 못하면요, 이해 못한 것은 여러분 마음에서 금방 날아가버려요. 또 새로워요. 또 새롭고, 또 새롭고. 개념적으로 정립이 딱 되었다면 당연한 일이 되는데, 개념으로 말을 못하면 우리는 계속 그 체험만 반복되지, ‘안다’ 라고 못하게 돼요.
(15:14) 그래서 불교에서는 명상보다 지혜가 중요합니다. 명상은 깊은 선정 안 들어도 좋아요. 대신에 아까 말씀 드렸듯이, 몰입 4단계에는 들어가야 돼요. 몰입 4단계만 들어가면, 그 뒤로 1선정에서 4선정이라는 깊은 선정 단계가 있는데, 1선정부터 이미 거친 생각은 싹 사라져야 돼요. 그러니까 생각이 요동하면 안돼요, 1선정부터는. 호흡이다 그러면, 호흡에 대한 몰입을 유지하는 정도의 생각만 있어야지, 호흡을 붙잡아 두는 이상의 생각이 있으면 안돼요. 그런데, 지금 이 몰입 4단계에서는 생각이 일어나도 상관이 없어요. 50% 이상, 그 참나에 대한 집중도만 유지되면, 그건 몰입 상태거든요. 깨지를 못하거든요. 이런 상태가 오히려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연구가 가능하거든요. 이제 머리를 써서 사고를 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몰입 4단계에서 연구하시라는 거예요. 이제, 그 상태에서는 초연한 상태에서 연구도 가능해요. 마음은 초연하고, 코끼리가 하얘진 것처럼. 이제 머리는 쓸 수 있어요. 머리는 쓰는데, 욕심에서 초연한 상태에서 머리를 쓰니까 자명하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 때 육바라밀 분석도 하시라는 거예요, 저희가. 몰입 4단계에서 하시라는 거예요. 이 때 연구를 하면, 신비체험이 아니라, 이게 이미 신비체험이에요. 마음이 고요한 중에 자명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요, 인생에서 이런 게 귀한 것 이거든요. 그렇게 할 수 있다, 이겁니다.
(16:38) 그래서, 자, 뭘 연구할거냐? 아공, 법공을 연구할 겁니다. 그러면 나의 문제와 세계의 문제를 연구할 텐데… 자, 한번 보시죠, ‘주변심사’. 한자로 보면요, 두루 ‘주’, 두루 ‘변’ 자 입니다. 두루 두루. 두루 두루 심사, 이거랑 뒤에 나오는 사찰하고 비교한다면요, 심사는, 보세요, 요게 찾을 ‘심(尋)’ 자 이구요, 이게 엿볼 ‘사(伺)’ 자예요. 그래서 보통 심사는 다양하게 쓰여요. 불교에서 되게 중요한 개념들인데, 이 심사들이 거친 생각으로 말할 때는요, 요 ‘심’이 뭔가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마음이에요. 사는 그 찾아 놓은 대상을 관찰하는 마음이에요. 요게(‘심’) 앞장서고 이게(‘사’) 뒤따르죠. 그런데 이제 이게 거친 생각일 때는 그렇구요, 미세한 생각일 때 ‘심사’란 말은, 이게 1선정 때도 심사는 있거든요. 근데 지금 말하는 심사는 아닙니다. 용어를 같이 쓰니까 헷갈리실 까봐 그런데… 뜻은 되게 비슷해요. 뭐냐면, 이거(‘심’)는 뭔가 적극적으로 찾으러 다니는 친구죠? 이 친구(‘사’)는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친구예요. 그래서 거친 생각일 때는 여러분이 답을 찾아 노력하는 마음이 ‘심’이고, 그 안에 뭔가 좀 더 구체적인 법칙을 찾아내는 마음이 ‘사’구요. 거친 걸 찾아내고, 더 미세한 걸 찾아내고.
(18:16) 미세한 의미로 심사라고 할 때, 여러분, 호흡 집중하죠? 호흡을 붙잡고 있는게 ‘심’이라는 마음이고, 호흡을 지속적으로 알아차리는 게 ‘사’라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1선정 때 호흡이 있다는 건요, 이때는 거친 생각은 없잖아요? 미세한 생각은 있다고 하는게 뭐냐면, 호흡은 계속 붙잡아야 될 것 아닙니까? 호흡 놓치면 안되잖아요. 1선정에 들어가더라도 잡생각은 없는데 호흡을 보고 있는 건 있거든요. 그러면 그때는요, 호흡을 붙잡는 마음은 ‘심’이라고 하고, 호흡을 지속적으로 보고 있는 마음을 ‘사’라 그래요. 요 두개는 항상 인도에서 되게 중요한 개념이에요, 인도철학에서. 요가수트라에서도 다 나오고, 이 용어들은요. 그런데 굳이 얘들간에 비교하면 얘(‘심’)가 더 거친 생각, 이쪽(‘사’)이 더 미세한 생각이에요, 둘 간에 또 비교하면. 이 정도 아시면 됩니다, 인도철학이나 불교철학 할 때. 더 하실 필요는 없고. 지금 얘기하고 있는 심사는 이런 선정에 들어갔을 때의 미세한 차원이 아니고, 한번 읽어보세요.
(19:12) ‘심’이란 단어를 지금 풀이한 겁니다. 마음의 대상, 구체적으로는 사마타의 대상인데, 호흡으로, 아까 말씀드렸지만, 호흡을 통해서 몰입 4단계까지 왔으면, 호흡을 딱 붙잡는 힘이 극대화되었겠죠. 그리고 호흡을 보면서, 내적으로 참나의 각성까지 느꼈겠죠? 내면에서 밝고 순수한 마음이 꽉 찼겠죠? 호흡 보는 동안, 이때 이제 이런 정도 몰입 4단계를 해 놓고 생각을 해보는 겁니다. 그러면 사마타의 대상이 곧 위빠사나의 대상이에요. 방금 내가 몰입했던 호흡에 대해서 이제 분석을 해보는 거예요. ‘두루 치밀하게 생각하여’, 자, ‘개별적인 표상들을’, 이제 좀 어려울 수 있어요.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표상인 개념으로 분별함을 말한다.’ 뭐가 훅 지나갔죠?
(20:00) 자, 별말 아닙니다. 표상이라는 말 하나만 말씀 드릴게요. 제가 이래서 이 쪽으로 잘 안 오려고 했는데, 안 올 수가 없어서… 표상은요 마음에 떠오른 거예요, 그냥. 마음에 떠오른 상, 이미지예요. 마음에 떠오른 이미지가 상이니까, 지금 여러분 마음에 이 의자도 들어와 있죠? 의자도 상이에요. 자, 저도 지금 여러분 마음에 들어가 있죠? 여러분 마음 안에 있는 건 다 표상이에요. 지금 저도 여러분 마음의 표상이에요. 그래서 감각적인 표상, 경험적인 표상, 개별적인 표상들이 있어요. 지금 여러분 마음에는 일단 개별적인 게 먼저 들어갑니다. 지금 이 정도 아시면 여러분 철학자 되실 수 있다니까요, 지금. 이것만 좀 따라오세요. 여러분 마음에 지금 무슨 표상이 들어와 있어요? 이 컵이 들어와 있죠? 근데 여러분, ‘마음 속에 뭐가 있어요?’ 그러면 여러분이 ‘컵이 있어요,’ 그러면 여러분은 벌써 마음 속에서 몇 단계 지금 진행된 거예요. 애초에 이것만 있었을 거예요. ‘컵이 있어요,’ 하면 컵이라는 건 보편적인 용어입니다. 지금 여러분 마음에 들어온 건 딱 요놈이라구요. 여러분이 가족한테 지금 딱 나타났어요, 짠 하고. 여러분 가족이 여러분을 마음에다가 나타내서 보면서 ‘누구야?’ 그러면 ‘사람이야,’ 라고 하면 뭔가 지금 보편적이죠? ‘사람이야.’ ‘내가 그냥 사람이었어?’ 이렇게 생각할 정도로. 이 컵 입장에서는 ‘내가 컵이라고?’ 나는 지금 되게 특별한 컵인데요. 이 우주에 하나만 존재하는. 그쵸? 다 다르잖아요. 성분도 다르고 다 뭔가 다르잖아요. 이 시간 이 공간에 여기 있던 이걸 만난 거 잖아요, 여러분. 이거예요, 이거. 근데 여러분 이거를 보고 딱… 여러분은 이미 마음에서 어떤 과정이 진행되느냐? 이 감각 정보를 종합해서 여러분 마음에 이 컵이라는 표상을 띄어 놓고, 개별적인 표상에다가 보편적 표상을 붙여버려요, 바로. 이름 붙이기 입니다. ‘컵’ 이래요. 그럼 이 친구는 지금 개별적인 느낌은 사라지고 보편적인 존재로 변해버려요, 여러분 마음에서. ‘컵’. 그럼 이제 그 개별적인 데서 보편적인 것을 추출해내는 거예요. 이런 친구들은 컵이라고 해. 그래서 ‘컵’이라는. 그래서 이제부터 말을 할 때는 컵이라는 이름을 씁니다. 컵이 이랬어, 하면 이제 개별성에서 보편적인 게 뽑아내져서 이제 보편적인 세계에서 이론이 전개돼요. 간단하게, 이런 대표적인 학문이 수학이에요. 이 친구들의 개별성이 다 사라지고, 여러분 뭐라고 해요, 수학적으로 하면? ‘하나’, ‘둘’. 숫자만 남고 다 사라져요. 이 친구들 입장에서는 되게 무시되는 거죠. 이제 다른 식으로 분류되는 거죠. 이해되시죠?
(22:41) 여러분이 즉각적으로 만나는 건 다 개별적 표상입니다. 시공 안에서의 어떤 체험들이에요, 한 생각마저도.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이름을 붙이게 되면 우리가… 생각, 이런 거는 생각, 이런 존재는 감정, 이런 존재는 오감, 요거는 색깔, 이렇게 다 붙이면 모든 게 보편화 돼요. 여러분 마음에서 두루 여러분이 경험하는 거는… 호흡을 알아차렸다고 했죠? 이 느낌만 있는 거예요, 지금. 이 느낌에 몰입해 계셨는데, 자, 이걸 가지고 철학을 하려면 분석을 해야 되니까 개념으로 바꿔줘야 돼요. 이 경험적 표상을 추상적 표상으로 바꿔줘야 돼요. 이게 주변심사란 말입니다. 두루 관찰해서 올바른 보편적 개념으로 바꿔주는 거예요. 그럼 뭐라고 바꾸겠습니까? ‘호흡이라는 게 들어온다.’ 보세요, 여러분이 체험했던 이 개별적 체험을 말로 바꾼 거예요. ‘호흡이 들어온다,’ ‘숨이 나간다,’ 이런 식으로 바꿔주는 겁니다. 자, 이게 그 추상적 표상을 개념으로 분별한다는 게 이게 여러분이 뭔가 개별적 표상을 밖으로 나가서 붙잡아 가지고… 그거를 붙잡은 겁니다. 개념으로 붙잡아 준 거예요. 그렇죠? 지나가버릴 개별적 체험을 보편화해서 딱 붙잡은 거예요, 이제. 쓸 수 있는 개념으로 바꿔준 거죠. 마음은 개념으로 사유를 하거든요. 그래서 개념으로 바꿔줘야 돼요. 개념으로 바꿔야, 이제 이름과 언어를 붙여야 사유를 하죠, 그걸로. 철학을 하죠.
(24:08) 그래서 이 몰입 사고라는 거는요, 위빠사나라는 건, 철저히 개념화합니다. 개념을 통한 분석 작업이에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게, ‘저는 위빠사나 명상을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시나요?’ 그러면, ‘들이쉬고 내쉬는 것만 알아차립니다,’ 그러면 그거는 사마타 중에 ‘정념’이라고 하는 몰입 4단계에 들어오는 요 사마타지, 그거 자체는 위빠사나가 아니에요. 자, 몰입에서 1단계부터 4단계를 불교 용어로 하면, ‘정념’이라고 그래요. 1선정에서 4선정을 불교 용어로 하면 ‘정정’이라고 그래요. 그럼 이 몰입 사고는 지금 ‘정견’, ‘정사유’에 해당되겠죠? 그럼 이 친구들은 철저히… ‘정견’이라는 거는, 지금 ‘정견’을 하기 위해서 이 네 단계를 거쳐야 돼요. 네 단계를 거쳐서 ‘정견’이 이루어 집니다. 그 ‘정견’에 맞게 추론해 가는 걸 ‘정사유’라 그래요. 이건 철저히 언어로 이루어진 작업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나는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을 계속 알아차리기만 했어,’ 그러면 위빠사나 수련을 하신 게 아니고, 물론 위빠사나적 요소는 있어요. 알아차림이란 게 이미 지혜의 요소는 있다고 했죠? 마음을 모아 준거는. 즉, 그거는 정념 안에 원래 선정의 요소와 지혜의 요소가 갖추어진 정도의 그 의미이지, 올바른 위빠사나 수행은 아니라고요. 위빠사나 수행은 호흡을 알아차린 뒤에 호흡에 대해서 무상하다는 결론까지 뽑아내는 거예요. 그런데 호흡이 무상하다는 말을 하려면, 먼저 호흡이라는 개별적 존재를 체험해야죠. 충분히 체험한 뒤에 그 체험에 합당한 개념을 세워 주는 거예요. 체험 플러스 개념이 자명입니다. 자명하려고 이 짓 하는 거예요. 지금 자명하려면 체험 플러스 개념이에요. 먼저 체험을 하셔야죠. 충분한 실험을 하셔야 돼요. 그러니까 몰입을 해가지고 호흡이라는 대상을 충분히 체험하셔야 돼요. 충분히 체험하신 뒤에 그 체험에 대해서 치밀한, 두루 치밀하고 보편적인 개념을 세워 줍니다. 호흡이라는 게 지금 들어온다, 나간다. 즉 개별적 현상을 이름만 붙여준거니까, 주변심사에서는 그냥 이름만 붙여준 거예요. 추상화만 한 거예요.
(26:12) 그 다음에 주변사찰이라는 건, 이제 좀 더 파고 들어가요. 마음의 대상, 즉 사마타의 대상을, 두루 치밀하게 사찰하여 관찰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개념적 분석을 통해 개별적 표상들을 관통하는 보편적 법칙까지 알아낸다, 추구한다. 알아낸다는 아니예요. 추구한다. 자, 아까 주변심사는 그냥 흘러가는 개별적 체험을 추상화시켰죠? 개념으로 붙잡았죠? 이제, 그 붙잡은 개념들을 연결해가지고요, 주변사찰이라는 거는, 뭔가 보편적인 법칙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행위입니다. 옆에 예로 든 게 뭐죠? 들이쉬고 내쉬는 이 개별적 현상을 관통하는 보편 법칙은 뭐지? 하는 거예요. 이거는 어떤 보편적 법칙에 의해서 이런 현상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거지? 호흡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이런 개별적인 현상, 표상들이죠? 자, 법칙이라는 건 뭐냐면요, 자, 표상들간에 질서가 법칙입니다. 법칙은 별게 아니고, 표상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이에요. 이 표상들은 항상 이런 식으로 관계를 맺더라 하는 어떤. 이해되시죠? 호흡은 들어오고 나간다. 생각도 일어나고 사라진다. 관찰해봤더니, 호흡도 그러고, 생각도 그러고, 뭐든지 다 관찰이 되죠? 그럴 때 보편 법칙을 찾아냈죠? 표상들 간에 관계를 계속 관찰하다 보니까 표상들간에 일정한 질서가 관찰 돼요. 그 질서를 뭐라고 하냐? 법칙이라고 그래요.
(27:41) 무슨 법칙을 찾아냈습니까, 부처님이? 호흡, 신수심법을 관찰했다고 되어있죠? 몸… 부처님이, 부처님이 정념을 통해 몰입한 주제들이 뭐 였죠? 처음에, 몸뚱이, 그 다음엔요? 좋다 싫다는 느낌을 몰입해 봤구요, 생각이라는 마음을, 그 다음에 법에도 몰입하는데, 이 법은 결국 위빠사나의 결과물이에요. 그러니까 이 법을 빼고 얘기하면 어떻게 돼요? 이 몸뚱이에는 호흡도 들어갑니다. 자, 호흡을 알아차려봤어요. 몸의 오감을 알아차려봤어요. 알아차림을 통해 어떤 지혜를 도출했죠? 주변심사를 통해서 이 친구들을 언어화 했겠죠? 언어화 해가지고, 언어를 통해 사유하다 보니까 뭘 알아냈을까요? 보편법칙을 추구하는 주변 사찰을 했겠죠? 이게 보편법칙이 뭐야, 하고 연구하다가 뭘 알아냈을까요? 제행무상을 알아냅니다. 제행무상, 즉, 이 몸이 보여주는 온갖 작용들은 어떤 표상을 막론하고, 몸에서 일어난 작용들은 다 공통의 법칙이 있는데, 무상하더란 거예요. 일어나고 사라지더라. 이런 식으로 지금 부처님은 추리한 거예요. 이게, 이걸 위빠사나라 하는 거예요. 마음을 거기다 고정해 가지고, 의식하는 그거는 정념이라고 하는 사마타의 영역이에요. 위빠사나의 영역은요, 정견, 정사유 입니다. 정견이라는 게 이 몸에 대한 몰입을 통해서, 개념화를 통해서 뭘 알아냈어요? 제행무상이라는 개념을 세웠어요. 일체의 작용은 무상하다는 개념을 정확히 세웁니다. 이게 이제 정견이 돼요. 그래서 정사유는 뭐냐면, 이제 그 뒤로 어떤 일을 당하던지 정견의 자명함이 있기 때문에 이 일도 무상하겠구나, 하고 추론하는 것을 정사유라고 하는 거예요.
(29:27) 정확히 구분하셔야 돼요. 왜냐하면 위빠사나 한다는 분들이 개념을 되게 꺼려하시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명상한다는 분들은 개념을 되게 싫어합니다. 즉, 마음 비우는 건 되게 잘해요. 개념 날리고 멍 때리는 건 진짜 잘하는 데, 개념을 좀 정리해 보세요, 하면 막 머리에 쥐가 난다고 그래요. 그러면요 지금 되게 잘못된 명상을 하고 계신 거예요. 그건, 힌두교에서도 그렇게는 안해요. 그런데 힌두교보다 훨씬 지혜를 강조했고 위빠사나를 강조했던 불교에서는 더더구나 하면 안되는 짓이거든요. 명상은요, 여러분이, 명상은 참나와 만나게 해주는 정도의 명상만 하면 돼요. 만나기만 하면 지혜를 뽑아낼 수가 있거든요. 즉, 그 친구랑 사귀었고 소통만 했으면, 체험만 했다면, 개념을 얼마든지 뽑아 낼 수 있거든요. 그럼 지혜가 훨씬 강조됩니다, 초기불교 이래, 불교에서는. 그런데 그 위빠사나라는 걸 잘못 이해하셔 가지고, 그냥 뭔가 알아차리고 있으면 된다 정도로 생각하시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아니고, 개념화를 해야 돼요. 알아차림이라는 건 개념화 안하고도 알아차릴 수 있잖아요, 그냥. 그냥 느끼기만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 위빠사나라는 건 개념화에요, 철저히. 그래서 주변심사를 통해서 내가 지금 알아차렸던 호흡을 개념화합니다. ‘호흡이 들어온다, 나간다,’ 개념으로 자기가 겪은 체험을 설명해요. 그런데, 지금 법칙이 찾아진 건 아니죠? 현상만 개념화했죠?
(30:49) 자 2단계, 주변사찰에서는 보편적 관통하는 법칙을 찾으려고 그래요. 이 표상들이, 보세요, 호흡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게 무질서하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정한 법칙 속에서 일어나는 것 같다는 거예요. 근데, 호흡만 그러냐, 하고 또 다른 것도 관찰해 봤어요. 생각도 관찰해 봤어요. 감정도 관찰해 봤어요. 생각도 관찰해 봤어요. 다 이 놈들이, 이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어떤 일정한 공통 법칙이 있더라는 거예요. 그게 뭐죠? 제행무상. 부처님은 뭐라고 그랬습니까? 아공의 공식들을 찾아내죠? 그 친구들은 무상하더라. 그 친구들은 무상하니까 괴롭더라. 즉, 내 뜻대로 되지 않고, 나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더라, 하는 것을 찾아내요. 내가 좀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이 친구들은 들락날락 해야하거든요. 좋은 생각 좀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사라져 버리거든요. 이건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 따라서, 무아, 그건 내 것이 아니더라. 다른 의미로는 그거는 무상하니까 고정된 실체가 없더라, 이렇게 찾아내요. ‘무상, 고, 무아’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불경에도 보면 두 가지 의미로 써요.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의미로도 쓰고요, 즉, 아트만이 아니다, 이런 뜻인데. 고정된 어떤 주체가 아니다, 이런 뜻도 있고, 또 하나로는, 내 소유가 아니라는 의미로, 내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도 써요. 그건 내 것이 아니다. 무상한 게 내 것이냐, 이거죠. 석가모니는 인제 그걸 다 활용합니다. 그래서 ‘무상, 고, 무아’라는 결론을 내리셨으면, 그게 뭐겠어요? 정사택에 해당돼요. 결론 내리셨잖아요? 그러면 정사택이에요. 보세요, 정사택은 뭐냐면, 여실하고, 즉, 있는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여실하고 자명한, 있는 그대로의 자명한 세간의 진리, 보편 법칙에 대해 바르게 생각하여 결택함. 이거야, 라고 선택하는 걸 결택 그래요. 선택 못하시면 아직 사찰만 하고 계신거지, 정사택은 아니에요. 사택을 해야 돼요. 결택을 해야 돼요. ‘제행무상’하고, 딱 선언할 때는요, 더 이상 의심할 수 없을 때겠죠? 그러니까 주변사찰을 통해 의심할 때까지 의심해봐야 돼요. 또 연구하고 고민해보고 하다가 결론이 딱 섭니다.
(32:54) 자, 4단계는 뭐죠? 1단계, 주변심사. 두루 개념화를 먼저 해보는 거예요. 경험들을 추상화시키는 것. 사찰, 그것들을 이제 연구를 해가지고, 자명한 결론을 내보려고 그래요. 이 공식들이 뭔가, 법칙이 뭔가. 그 관통하는 법칙을 알아낸 것을 ‘정(正)’, 생각 ‘사(思)’ 자, 결택할 ‘택(擇)’ 자. 올바르게 생각으로 선택합니다. 이거야, 하고, 이게 제일 자명해, 하고 선택하는 겁니다. 자, 이게 뭐죠? 이때 뭘 알아냅니까? 보편 법칙을 알아내는데요, 보편 법칙은요, 정말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우리 마음에 들어온, 즉, 마음의 대상이에요, 우리 마음에 들어온 표상들을 관통하는 법칙을 일차적으로 보편 법칙 그럽니다. 여러분 마음에 들어와 있는, 개념들간의 법칙, 감정들간의 법칙, 오감들간의 법칙, 뭐 이게 다죠?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모든 것들. 오감에 보이는 이 색깔들 간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고요, 소리 가운데에도 법칙이 있고, 다 뭔가 법칙이 있어요. 우리가 만든 게 아니에요. 그냥, 주어져 있는게 있어요. 그 법칙들을 읽어내는 작업이에요, 정사택이. 그런데 하나 더 있어요. 최극사택은 뭘까요? 이거는 제가 늘 말씀 드리는 근본원리에 대해서 알아내는 거예요. 눈에 보이는 현상들을 이렇게 내모는 우주적인 근원적인 프로그램이 있을 것이다, 라는 거예요. 그게 어디 있겠어요? 참나 안에요. 우리 참나 안에 있는 근원적인 법칙에 대해서 알아내는 거예요. 그럼 이 최극사택은 좀 어려워요. 자, 정사택까지 먼저 말씀드릴게요. 정사택을 잘 이해하시면 최극사택도 보여요. 자, 시공간 안에 언어로 표현된 것들은 이미 다 표상화 되었다는 얘기죠? 보편 법칙에 들어가요. 보편 법칙을 사택하는데, 세간의 진리죠, 그러니까. 현상계 안에 있는 진리인 보편 법칙을 자명하다고 인가하는 게 지금 결택하는 거고, 정사택인데. 자, 이거를 다른 용어로 뭐라고 하냐면요, ‘분별지’입니다. 자, 개념들이 좀 쏟아져 나오는데, 별건 아니에요. 지금 여기까지 따라오셨으면 다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35:09) 이 얘기를 제가 왜 꼭 드리냐면, 이게 기본이 안되어 있으니까, 명상을 한다고 하면 다 산으로 가요. 조금만 신비 체험하면 금방 뭐 본인을 법신불이라고 부르질 않나, 뭐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합니다. 너무 기본이 안되어 있어요. 그래서 지금 서양보다 뒤쳐지는 겁니다. 명상도 서양보다 뒤쳐진다고요. 서양은요 다 박사학위 따고 심리학 박사, 이렇게 연구하신 분들이 학문적으로 접근해요.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다 과학화가 되는데. 이 쪽은 조금만 하면은, 곧장 자기가 하느님이 되어 버려요. 신도를 거느리려고 하고. 이게 마음의 영역이 무슨 영적인 로또예요, 지금. 견성하면 로또 맞는 거죠. 자기 교를 열고. 뭔가 학문화가 전혀 안되니까. 이런 거는요, 그분들이 뭔가 기발한 걸 알아내도, 그분들이 돌아가시면 다 끝나요. 학문화가 안되기 때문에. 이 인류 문명 발전에 도움이 하나도 안되는 겁니다. 학문을 만들어 놓아야죠. 살아있는 동안요, 여러분, 학문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놓고 가야, 후세 인류들이 그걸 누려요. 우리나라에 많아요. 예전에 야사에, 하늘에 별을 다 꿰뚫어봤다, 대낮에. 그럼 천문학 책을 쓰셨어야죠. 도움이 하나도 안돼요. 본인이 봤다는 기분이지, 본인은 좋으셨을지 모르지만. 이해되세요? 문명 발전에 도움을 못 준다고요. 홍익인간을 하고 싶다, 그러면 뭔가 문화를 창작해 놓으셔야 돼요. 본인 기분내는 것도 창작이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자기만 좋으신거구요, 모두가 좋으려면요, 책 하나를 내야 돼요. 지금 우리나라에 보면 의통 얻어서 병 고친다는 분들 많죠? 그러면요, 의학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뭔가 학문화를 해야 돼요. 이해되시죠? 그거 안되면, 그 분 가시면 끝나요. 그 분 죽으면 그 병 고치는 방법도 사라지는 겁니다, 우주에서. 이런 게 저는 아주 불만이에요, 그래서. 옛날에 뭐 했었다, 이런 얘기하지 말고, 학문화를 합시다. 우리나라가 글자, 세계 최초 금속 활자 이런거 하면 뭐합니까. 조선 때 뭐 책 잘 찍어 내지도 않았는데. 그게 인쇄의 개발로 이어져서 서양은요, 그게 지식을 보급시키고 책을 만들고 도서관을 만들어서 책을 알리고 했는데. 우리나라는요, 아주 지식인들 일부만 책을 찍어서 봤다고요. 귀했다구요. 그러니까 그게 결국은 국민들의 지식 계발로 이어지지 않았잖아요. 이랬을 때 우리가 금속활자 우리가 먼저라고 자꾸 얘기하는 거, 이것만으로 뿌듯하시냐 이거죠. 왜 우리는 그런거 만들어 놓고도 왜 문명을 못 발전시켰을까, 이걸 고민하셔야 돼요, 지금. 우리가 동양분들 괜히 자뻑으로 ‘도는 동양이 최고지,’ 라고 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전 인류한테 무슨 도움을 주는데요? 지금 괴로워 죽겠다는 분한테 무슨 도움을 주는데요? 오히려 그런 분들 삥 뜯는데 쓰여요. 죽겠다는 분들 한번 더 털 때 쓰입니다. 여기 오라고 해서 또 한번 벗겨 먹어요. 설마 이런 사람까지 벗겨 먹으랴, 할 때 한번 더 치는게… 이 욕심노트 쓰는 분들은 그렇게 하거든요. 자, 이런 기술도 얼마든지 악용되어 가지고 사람들 괴롭히는데 쓰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이런 얘기 드릴 때 서양 철학자들 못지않는 학문적 엄밀성을 갖추지 않으면요, 절대 앞으로… 다시 또 무슨 인문학 시대, 지금 명상의 시대가 왔는데. 이런 시대 가고 나면 또 다시 캄캄해 질 겁니다. 이런 시기가 왔을 때, 세속의 관심이 조금이라도 이런데 쏠렸을 때, 저는 올바른 거를 좀 아셨으면 해서 말씀드리는 거예요.
(38:38) 이 네 가지 밖에 안돼요. 더도 없어요. 개념화 한 다음에 그 개념을 가지고 잘 엮어서 말을 자꾸 만들어 보세요. 납득할 때까지. 자명한 법칙을 찾아 보세요. 그러다보면, 뭔가 법칙이 보여요. 이런거구나, 하고. 이렇게 해서 세속에 있는 이 보편적 법칙을 ‘속제’라고 합니다, 불교에서. 세속의 진리라는 뜻이에요. 그러면 이 근본원리는 불교에서 뭐라고 그러죠? 참 ‘진(眞)’ 자 써서 ‘진제’라고 그래요. 요걸 번역할 때 뭐로 번역하냐면, ‘출세간의 진리’ 이렇게 번역합니다. 요거 속제는요, ‘세간의 진리’. 자, 시공간 안에 들어오면 보편법칙이에요. 시공간 안에 이미 표상으로 존재하잖아요. 그럼 표상이라는 건요, 특정시간, 특정공간에만 존재하는 거 아닙니까, 개별적 표상은. 그걸 추상화시킨 게 이제 보편적 법칙이에요. 그리고 어떤 표상화 되기 이전에 법칙. 뭔가 애초에 그런 표상이 나타나게 만들려면, 우주에 그 법칙이 전제되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참나 상태에서 이미 정보가 있어야 된다고 보는 거예요. 선천적 프로그램이에요, 이건 후천적 프로그램. 후천적으로 표상들간의 질서를 계속 유지시켜주는 그런. 그러니까 호흡 들어오면 반드시 나가게 만드는. 자, 후천적인 호흡이라는 표상에서 발견되는 법칙은 보편법칙 이라고 하고, 애초에 이렇게 우주가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다고 할 때는 이제 선천적 법칙이 돼요. 우주가 다 사라져도 그 법칙은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다음 또 다른 우주가 만들어지더라도 호흡은 꼭 들고 나게 만들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게, 우리나라 근본원리를 그려 놓은 게 태극기에요. 우주는 영원히 죽으나 사나 이렇게 굴러가게 되어있다, 하고 딱 태극에다가 새겨 놓은 거예요. 우리 참나 안에 이 이치가 있다고. 태극은 참나를 말하는데 태극 안에 음양의 이치가 돌고 돌게, 순환하게, 애초에 설계가 되어 있다는 거예요. 이 태극의 근본원리가 후천적으로 펼쳐지면 시공간 안에서 호흡이 들락거리고, 생각이 일어났다 사라지고, 낮과 밤이 교차하고, 남자 여자가 나눠져 있는 걸 보면, 아, 현상계도 똑같이. 현상계에서 표상 간에 적용될 때에는 보편법칙, ‘속제’. 애초에 참나 안에 있는 근본적인 언어화되기 이전의 그 정보는 ‘진제’.
(40:56) 자, 그럼 이 보편법칙은 뭐로 알아낼 수 있을까요? 합리적인 추론으로요. 여기는요? 직관으로요. 직관으로 밖에 못 알아내요. 언어를 붙이면 안되잖아요. 참나가 그렇게 생겨 먹었다는 건 여러분이 참나가 되시면 알아요. 여러분이 스스로 명상을 통해 몰입을 통해 참나가 되면요 참나의 마음을 알겠죠? 그럼 그 참나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직관력이에요. 언어가 개입되지 않아요. 그냥 여러분이 참나이기 때문에 아는 거예요. 명상을 통해서 여러분이 온전히 참나를, 지금도 참나이시지만, 온전히 참나로 존재해 볼 때, 그 참나 안에 있는 진리가 에고한테 알려줘요. 그러니까 처음엔 직관이에요. 그 다음에 그게 이제 개념화 됩니다. 자, 그러면 직관으로는, 여러분, 말을 못하겠죠? 여러분 명상하다가 딱 참나와 하나 되었어요. 그때 뭔가 많이 알아졌어요. 근데 ‘뭘 알아냈습니까?’ 그러면 이제 언어화 해야 돼요. ‘잠깐만…’ 이게 파일을요 통으로 이렇게 다운 받은 거랑 똑같아요, 저 때는. 뭔가 아는 건 아는데 ‘말해봐’ 그러면 이제 언어로 파일을 다 풀어야 돼요. 압축 풀어야 돼요. 풀어서 하나씩 말을 합니다. 그런데 말 하고 나면 기분이 좀 다르죠? 아까 그 느낌하고 좀 달라요. 느낌이 좀 죽어요. 직관 상태에서는 되게 자명했는데, 말하고 나니까 별 말이 아닌 경우가 많아요. ‘아, 사람은 이런거구나,’ 하고 팍 느꼈는데, ‘뭐 느꼈어?’ ‘아, 사람은 약속을 지켜야 돼.’ 뭐가 이 느낌이 확 죽어 있어요. 그래도 자명하죠? 근데 ‘그 이전에 그 자명함이 있었는데’ 하는 그게 직관이에요. 언어 이전에 이미 알아요, 느낌으로. 아는데, 이걸 표현하려면, 이걸 그림으로도 표현해보고 음으로도 표현해보고… 이게요 모든 예술의 원천이고, 모든 학문의 원천이고, 모든 삶의 원천이고, 선택의 원천입니다. 내면에 어떤 직관이 있어요. ‘아…’ 하는 이 느낌이 있어요. 그러니까 언어 이전의 그 느낌이 있어요.
(42:50) 그 느낌이 사실은, 그 느낌이 로고스(logos) 예요. 그 로고스를 이제 언어화 하는 거예요. 개념화. 그럼 결국 이제 추론으로 하죠, 개념을. 결국은, 자, 근본원리를 우리가 직관으로 알아내도, 결국은 추론을 통해서 언어화해야 됩니다. 언어화 하고 나면 다시 보편법칙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려요. 다시 속제같이 된다구요. 속제가 되어버려요. 왜냐? 언어화 이전의 그 진리가 근본원리이니까, 언어화 되고 나면 이미 세속 안에 있는 또 다른 추상적 표상이 되어 버렸잖아요. 여기까지 따라 오시겠어요? 여기까지만 아시면 되는데. 제가 전달하고자 했던 게 이겁니다. 철학자들은 이것 밖에 연구 못해요. 철학자들은 이것 가지고 노는데 전문가들이에요. 그래서 별로 밑천이 없어도 이런 걸 세련되게 잘 표현하기 때문에 그럴싸하게 말을 합니다. 여러분들이 들으면 ‘와, 사람이 어떻게 저런 사유를…’ 그런데 밑천은 정말 없는 경우가 많아요. 철학자들 말만 빌려다가 그럴싸하게 만들 수 있는 이 지능이 있어요. 그 철학자들의 지능이 있어요, 고 재능이. 그런데 그 지능도 필요해요. 명상가가, 훌륭한 영성가가 되려면, 명상도 잘 하려면 이게 있어야 돼요. 이 정도만이라도 아시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거를 늘 말씀 드렸던 거예요. 보편법칙을 자명하게 찾아내시라. 그 다음에 근본원리까지 알아내시라. 요 얘기 안에 사실은 이 4단계가 다 들어있는 겁니다. 그 전에 먼저 개념을, 정확한 개념을 세우고… 개념이 먼저 맞아야죠, 그 실상에? 그 개념들 간에 관리가 논리적으로 잘 정리가 되다 보면. 별거 아니에요. 삼단논법만 정리하면 돼요.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사람은 죽는다. 고로 소크라테스도 죽는다. 요 정도 논리력이면 충분합니다. 여러분, 뭐 어려우실 게 없어요. 이거 하겠다고 논리학 배우지 마세요. 전 논리학 책만 펴면 머리에 쥐가 나요. 도통 이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고전 읽고 뭐 하는데 아무 지장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여러분 갖고 있는 상식적 논리면 충분해요. 그 논리로 자꾸 여러분이 합당하게, 흡족하게 여길 만한 답을 자꾸 찾아보시다 보면 어느 날 정사택, ‘아, 이거야’ 하는게 와요.
(44:57) 그런데 재미있는게, 자, 근본원리도 언어로 표현되면 보편법칙이 되듯이, 보편법칙을 알아낼 때에도요, 사실은 ‘이게 자명해’ 하고 누가 얘기해 줘야 되거든요. ‘자명해’ 하고 선언해주는 건 근본원리입니다. 사실 합작이에요. 둘의 합작이에요. 여러분이 보편법칙 하나 알아낼 때도, 제행이 무상하구나, 일체 행위가 무상하구나, 하고 얘기할 때 단언해서 말할 수 있는 건요, 근본원리가 동의해 줬기 때문에 그래요, 여러분 내면에서. 그러니까 자명하다는 것도 로고스가 인정해줍니다. 그래서 결국엔 추론을 하더라도 로고스가 인정해주고, 로고스를 바로 느끼더라도 또 추론을 통해 표현해야 돼요. 연결되어 있죠. 그러니까 보세요. 정사택이라는 것은 보편법칙을 자명하게 인가하는데, 보세요, 자명하다고 인가해주는 것은 결국 내면에 있는 근본원리가 해줍니다. 참나가 인가해주는 거예요. 결국 여러분은요, 여러분이 보편법칙 알아낸다는 건 이런 거예요. 보세요. 이런거 제가 주자의 독서법 강의에 다 설명해 놨습니다, 자세하게. 혹시 이 부분이 더 궁금하시면 그걸 보세요. 책을 눈 앞에 보여주는 거예요. 추상적 표상을 보여줘요. 그럼 우리 내면이 자극 받아요. 그럼 답을 자꾸 추수하게 되어 있어요. 그러다가 자명한 답을 찾아낼 때 누가 인정해주죠? 자, 참나가 인정해줘요. 결재자는 참나입니다. 참나가 결재를 안해주면 여러분 다시 찜찜해져요. 여러분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격물치지를 할 때, 연구를 할 때. 책을 보고요, ‘이 말이 맞는 것 같아.’ 사찰을 통해 ‘이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하고 위에 보고를 올려봐요. 그런데 참나가 호응하지 않으면요, 다시 연구해야 돼요. 찜찜하거든요. 다시… 뭐가 잘못됐지? 왜 결재가 안 나지? 또 열심히 사유를 해서 정말 다듬어서 딱 얘기해요. 그럼 참나가 자명하다고 도장을 찍어주면 흐뭇해 집니다. 내면이 자명하다고 인정하기 전에 여러분 만족 못하죠?
(46:47) 그림 하나 그려두요, 화가도요, 점을 여기다 갑자기 왜 찍어요, 밑도 끝도 없이. 여기다 찍어야 자명할 것 같으니까 찍은 거죠. 화가한테 왜 여기다 이거 그렸냐고 물어봐 보세요. 그냥 거기 있어야 될 것 같아서예요. 자, 이것도 똑같아요. 진선미가 다 똑같아요. 진리건, 선한 것이건, 아름다운 것이건, 내면이 자명하다고 해야 끝나요. 내면이 궁시렁거리면 안돼요. 멋진 그림을 비싸다고 샀는데, 볼 때마다 궁시렁거려지면요, 아.. 저거는 저 점이 저기에 있으면 안될 것 같은데… 그걸 어떻게 여러분이 아름답다고 판단하시겠어요? 내면에서 조용해져야 되잖아요? 그래야 여러분, 그러니까 서로, 화가나 보는 사람이나 아무튼 자명해 질수록 서로 빨리 이게 더 말이 필요 없어요. 철학도 똑같아요. 자명해야 빨리 끝나요. 자명하지 않은 철학은요, 계속 뭔가 의심을 일으킵니다. ‘저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지금 뉴에이지 영성들이 뭔가 에고를 달래주지만, 근원적으로 ‘뭔가 이게 다가 아닌 것 같은데’ 하는 것을 일으켜서 문제이고, 소승철학의 문제인 게, 열반에 들고 끝난다. 뭔가 되게 아름다운 것 같은데, 뭔가 이 사람으로서 그렇게 살면 안될 것 같은 게 있다는 말이에요. 궁시렁거리게 만드는 게 있어요. 그걸 자명하게 해줘야 됩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뭘 안다는 것은 경험적 표상을 내 마음에 대입하건, 추상적 표상을 내 마음에 대입하건, 저 내면에서 자명하다고 소리 나와야 끝나요. 그래서 철학은 말을 잘 만들어 내서 자명하다고 빨리 인정을 받아야 끝나요, 참나한테. 그럼 참나가 인정해 준다는 건 결국 참나 안의 근본원리가 인정해주는 거예요. ‘응, 그거는 우주의 원래 그림하고 맞아’ 라고 해주면 빨리 끝나요. 근데, ‘그건 아니야’ 라고 하면요, 찜찜합니다. 내 논리가 너무, 내 논문이 훌륭한 것 같은데, 내가 보고 안 기쁘단 말예요. 아, 이거 뭔가 부족한 것 같고. 뭔지 모르겠지만. 여러분 내면이 그걸 알고 있거든요. 그건 진선미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서 그래요, 찜찜 신호를. 그래서 보편법칙을 알 때도 참나가 인가해 줍니다. 또 마찬가지로, 보세요. 최극사택.
